Thank you Rosa Choi!

오랜만의 블로그 업데이트

 

2010 2 26

 

오프시즌에는 온라인에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이 내겐 익숙한 일이다.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의 질문에 답변 드리기 위해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쓴다.

 

제일 먼저 한국의 멋진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한국 팬 분들로부터 내가 잘 되길 바란다는 수많은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다. 많은 팬 분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두산베어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 슬펐다. 여러분의 친절한 응원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그런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2009년 한국에서의 경험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나름대로 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8개월 반 동안 집을 떠나 있었더니 지난 10월 중순부터 집으로 돌아와 보내는 시간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기에 돌아와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다. 오프시즌은 내게 보석과도 같은 시간이다. 가족들과 함께 하고픈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계획을 세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시즌인데도 이렇게 정신 없이 보내다니 스스로 놀랍기도 하지만, 올 겨울은 내게 특별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야구선수로서의 생활? , 사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나는 두산에 있으면서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약한 어깨 부상을 입었었다. 미국으로 와서 재검진을 받고 내린 결론은 이런 부상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부가적인 어깨 강화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깨 재활 프로그램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나의 목표는 2010년 아시아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선발투수로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고,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다음 시즌에도 계속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그렇게 되지 못했다.

 

16년 선수생활 중 처음으로 어깨 부상을 입고, 나는 다양한 첨단 재활 프로그램에 대한 서칭을 계속 해 왔다. 그러던 중 PRP (Platelet Rich Plasma; 혈소판농축혈장) 이라고 불리는 치료법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일부 의사들이 수술이 필요 없는 대체치료법으로 활용하는 상당히 흥미로운 치료법이었다. MLB NFL의 몇몇 선수들이 PRP 치료법을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혈액을 원심분리해서 얻은 물질을 이용해서 더 빠른 회복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알기론 PRP는 비침습성(non-invasive) 대체 치료로, 시즌 중에 또는 훈련 중에 치료 때문에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아시아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확정 되었을 때 난 이 PRP 치료를 한번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시간도 있었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치료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놀랐다. 의사선생님은 치료가 많이 아플 거라고, 진찰실 문을 나서면 통증이 더 심해질 거라고 경고했다. 그가 옳았다. 내 평생 팔이 그렇게 아파 본 적은 처음이었다. 3일은 움직이지 못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이 치료 과정은 고의적으로 어깨에 파고 들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건 더 완전한 복구를 위해 고의적으로 뼈를 부러뜨리는 방법과 비슷한 것이다. 선생님은 장기적으로볼 때 이 치료법이 내게 크게 도움이 될 거라 했다. 개인적인 야구 인생을 생각하면 내가 지금 장기적인 것을 고려할만한 상황인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치료를 열심히 받아왔다.

 

PRP 치료의 회복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오프시즌 훈련, 즉 어깨운동과 피칭훈련을 하는 데 4-6주 정도를 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2010년 시즌 시작부터 피칭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회복 후 바로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타이트했다.

 

지난 3년 동안 아시아 리그에서 뛰었던 내가, 36세의 투수로서 재계약의 기회를 잡는 것이 그 자체로서는 어렵게 들릴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 한 것도 아니다. 어깨가 100%의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팀도 알아보지 않았고 기회를 바로 잡지는 못했던 것이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어 아시아에 돌아갔다면 PRP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정상적으로 피칭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난 이 치료를 재활 프로그램의 부가적인 치료로 받기로 결정했던 것인데, 단기적으로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길게 지체시키게 줄은 몰랐다.

 

그런데 지금 PRP 치료와 그와 더불어 올 겨울 내내 준비한 것들의 포지티브한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내 나이대에 프로 선수로서 좋은 커리어를 지속해 나가길 원한다면 인생 가운데 최고의 몸 상태로 만들어 유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올 겨울에는 지난 5년 동안 해 온 것보다 더 많은 어깨 훈련을 한 것 같다. 강화 프로그램은 고되었지만 훌륭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심혈관 운동, 민첩성 운동, 피칭, 요가 등의 트레이닝 과정은 다시 정상적인 피칭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그것을 어디에서할 수 있냐는 것이다.

 

2월 중순에 들어선 시점에서 막 준비를 마칠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일단은 2월에 이어 3월까지 지금까지 해 오던 트레이닝을 계속 해 나갈 계획이다. 내 컨디션에 대해 면밀히 판단을 해서 3월 중순 내지 말부터는 아시아 리그로 돌아가기 위한 베스트 웨이를 탐색하기 시작할 것이다. 참고로 아시아 팀들은 추가 용병선수 선발을 7월 말까지 한다.

 

미국에서 뛸 기회를 생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나의 최고 우선순위는 아시아 리그로 복귀하는 것이다. 먼저 아시아의 프로팀들에게 내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회를 노려야 할테고, 이를 위해 4, 5월쯤에는 멕시코나 인디펜던트 리그에서 피칭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두 곳 중 어디든, 거기서 피칭할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솔직히 몰랐지만, 그만큼 상황이 변했고 지켜봐야 알 것이다. 아니면 이런 방법도 있다. 내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다 싶으면, 글러브와 스파이크를 집어 들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라 해외 팀 몇 군데를 찾아가 문을 두드릴 지도 모른다.

 

팔 상태가 지금처럼 쭉 양호하기만 하다면 나는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실행에 옮길 생각이다. 지금까지 해 온 치료와 훈련 덕분에 오히려 팔이 예전보다 강해진 느낌이다. 은퇴한 동료선수들과 얘기를 해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입 모아 얘기한다, “뛸 수 있는 한 최대한 오래 뛰어라라고. 1년 전만해도 나도 이제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두산에서 선발로 뛰게 된 후부터 나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새롭게 얻었다. 가족이 이런 내 뜻을 지지해 주는 한, 그리고 내 어깨가 또는 내 아내가 이제 그만!”을 외칠 때까지 나는 선수생활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