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Rosa Choi!

2009 10 3

 

플레이오프 진출과 현재 내 상태

 

솔직히 말하면, 롯데를 상대로 1패한 후 세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거둔 우리팀에게 정말 놀랐다. 우리팀이 부족한 팀이라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1차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팀이 힘든 경기들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팀은 승리를 위해 해야 할 것을 확실히 해냈다. 선발투수도 훌륭했고 득점도 많이 했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 승리의 징조이길 바란다. 팀이 열광모드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있다면 그게 바로 지금이다.

 

이제 SK 53승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SK와이번스는 19연승을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마감하였고,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두 번이나 거머쥔 KBO의 저력 있는 팀이다. 우리는 분명 SK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고, 약간의 운이 보태진다면 우리가 꼭 승리를 거둘 것이라 믿는다. 투수들이 잘해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난 플레이오프에서 우리 팀을 도울 수 없게 되었다.

 

일요일인 오늘, 일찌감치 팔 상태 점검을 위한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지난 4일 동안 팔에 충분한 휴식을 주기 위해 공을 만지지도 않았다. 열심히 치료를 받았고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캐치볼을 할 때 어깨가 80%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던지는 것이 가능했고 통증도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충분히 공들인 투구를 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투구, 특히 가장 좋은 패스트볼을 지금 당장엔 던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롯데와의 1차전에서 생긴 경미한 부상에 의해 어깨가 아직 약한 상태이다.

 

사실 내가 결정만 할 수 있다면 3차전 정도에 나가 선발로 뛰고 싶지만, 아마도 그런 결정은 실수하는 게 될 것이다. 100%의 컨디션일 때에만 등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곳 스텝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플레이오프이며 난 그저 공을 던지고 싶을 뿐이다. 내년을, 심지어 다음 주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당장 지금 어떻게 하면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할 뿐이다.

 

팀 닥터를 찾았을 때 그는 내 MRI를 살폈다. 좋은 소식은 어깨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며 단순 접질림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게 3-4주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3주 후면 시즌이 모두 끝날 것이고, 이 때 내가 얼마나 좌절했을지 여러분도 상상이 갈 것이다.

 

지금의 계획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쉬는 것이다. 우리가 SK를 이기고 올라간다면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11일이라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 그 때는 분명 내가 던질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것은 팀 닥터의 조언보다 짧은 휴식이지만, 대부분의 프로선수들과 같이 나 역시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우울하고 좌절스러운 시기이다. 큰 경기에서 우리팀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지금 내 상태로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난 몇 번의 선발등판에서 나는 느낌이 참 좋았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했지만, 지금 이렇게 뒷걸음치고 말았다. 너무나 속상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팀을 응원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승리하길 염원하는 것뿐이다.

 

바로 전에 올린 블로그를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다 싶다. 아시아와 미국의 훈련 스타일에 대해 얘기했고, 지난 16년간 내가 어떻게 한번도 팔 부상을 입지 않았는가에 대해 얘기했다. 그것은 자랑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럴 의도도 전혀 없었으며, 난 업보 같은 것도 믿지 않지만. 타이밍 한번 참 얄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