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Rosa Choi!

집중력 문제 (The Focus Factor)

 

2009 9 6

오늘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던 듯 하다. 기록만 보면 5IP, 2H, 1ER(5이닝, 2피안타, 1자책점)으로 괜찮아 보이지만 게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말 스스로 참기 힘든 내용이었다.

우선 나는 1회 난조를 또 풀지 못했다. 실점하진 않았지만 볼넷 2개를 허용했고, 2회 정도가 지나서야 안정된 투구를 보일 수 있었다. 2회가 지나고 나서는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고 5회까지 특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까지의 투구수가 적당해서 7회까지는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팀이 계속 날 응원해 주었고 6회초 우리가 5:0으로 앞서는 상황이었다.

6회가 시작될 때 실책이 나왔다. 그리 큰일은 아니었다.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수비수 실책이 나면 나는 그것을 오히려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그 다음 타자를 병살 처리해서 실책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간절히 바랬다. 이런 것을 동료를 픽업(picking a teammate up)한다고 한다. 내가 실투하면 내 동료들이 나를 픽업해 주듯이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볼 땐 그때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었는데, 내가 날려버리고 말았다. 다음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어째 매 투구마다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0-3으로 밀렸고 결국엔 볼넷을 허용했다. 그게 치명적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안됐었다.

사실 내가 내 스스로 자부하는 것이 빅이닝(대량실점을 허용하는 이닝. 승부에 관건이 되는 이닝)이 되지 않도록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게임 중에는 안타, 4사구, 실투 등 뭐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어떤 것 때문에 빅이닝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투수의 역할이다. 게임의 상황을 인식하고 현재 스코어에 따라 투구함으로써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5:0의 상황에서 실책에 의한 진루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그 때 내 임무는 다음 타자들의 득점을 막아서 게임을 우리에게 안정적인 상황으로 지속시켜 나가는 것이었다.

무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강한 좌타자를 상대하게 되었다. 1-0 상황에서 커브볼이 손에서 잘못 빠져나갔고 몸에 맞는 공이 되고 말았다. 앞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집중력의 부족, 그것 때문이었다. 꽉 막힌 상황을 만들어 버렸고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선발투수로서 5회밖에 던지지 못한다면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나는 우리 불펜이 무사 주자 만루의 상황에서 4이닝이나 던져야 하는 부담을 안겨주고 내려왔다. 불펜은 정말 열심히 싸웠고 9회까지 5:4의 리드를 지켜왔지만 결국 LG가 몇 번의 소프트 안타로 2득점을 성공하여 결국 우리는 6:5로 패했다.

9회에서의 태훈이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난 태훈이를 참 좋아한다. 항상 열심히 하고 실제로 팀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해 왔다. 투수로서도 그렇지만 태훈이는 사람 자체가 참 좋은데, 21살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게임에서 이겼을 때 나는 그 공을 나에게 돌리든 돌리지 않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우리 팀의 승리만 바랄 뿐이다. 태훈이 역시 그렇다. 난 오늘 경기의 패배가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 6회가 정말 중요했는데 상황을 컨트롤하는 데에 있어서 결국 내가 잘 해내지 못했다.

나는 우리 팀의 마음가짐이 참 좋다. 내일 하루를 쉬고, 화요일 다시 전투에 돌입한다. 우리는 지금 3위 자리를 움켜쥐고 있다. 2위 자리 탈환은 힘든 일이 되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없다.